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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오페라, 문화외교의 새로운 장을 열다… 대구시, 공공외교 우수기관 선정

서대원 기자 | 2025.12.09 | 조회 10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 진출 성과로 외교부 장관상 수상… 2026년 중국국가대극원과 초대형 오페라 공동제작 추진

출처: 대구광역시청

출처: 대구광역시청

대구광역시는 올해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에서 이뤄낸 글로벌 문화외교 성과를 인정받아 외교부의 ‘2025년도 공공외교 우수사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외교부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공공외교 성과를 평가해 총 10개 기관을 선정했으며, 대구시는 ‘오페라의 선율로 여는 글로벌 문화외교의 새로운 장’을 주제로 제출한 사례를 통해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성과는 지역 문화예술이 국가 공공외교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대구시는 최근 몇 년간 K-오페라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올해 7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142명 규모의 대규모 공연단을 파견하며 본격적인 국제 교류를 추진했다. 에스토니아 문화부와 국립극장인 에스티콘서트(Eesti Kontsert), 주에스토니아 대한민국 대사관 등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해, 국가 간 문화 협력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된다.

공연단은 윤이상의 <심청>을 포함한 5개의 작품을 현지 무대에서 선보였으며, 전석 매진과 언론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는 한국 오페라가 서구 중심의 전통 오페라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로,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기관이 국제 페스티벌에서 창작물을 통해 외교적 역할을 수행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에스토니아 총리, 문화부 장관, 14개국 대사 및 외교관 등 고위급 관계자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외교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는 단순한 문화공연 참여를 넘어, 외교적 교류가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구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기간에 열린 ‘영 아티스트 캐스팅 오디션’, ‘글로벌 오페라 포럼·마켓’ 등에 에스티콘서트 CEO가 직접 참석했다는 점도 협력의 지속성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11월에는 에스토니아 탈린 음악사절단이 대구 주요 공연장과 예술기관을 방문해 교류의 폭을 넓혔다. 이러한 연속적인 왕래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교류가 일회성 행정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문화산업 협력 및 예술 생태계 형성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2026년에는 중국국가대극원(NCPA)과 공동으로 초대형 오페라 <리골레토>를 제작·배급할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극장과 함께 진행되는 공동제작은 K-오페라의 국제 시장 진입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간 문화산업 협력이라는 구조적 의미뿐 아니라, 창작 역량의 확장과 해외 공연시장 접근성 강화라는 점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활동은 지방정부가 단순한 문화행정 차원을 넘어, 국가 문화외교의 실질적 수행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공연예술은 언어·정치적 장벽을 넘어 직접적인 문화적 감응을 일으킬 수 있어, 외교적 신뢰 형성 과정에서 높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에스토니아 사례에서는 현지 관람객뿐 아니라 외교관과 정책 결정자들이 공연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그 과정에서 국가적 이미지 제고와 교류 기반 확장의 성과가 동시에 나타났다.

대구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제교류 정책을 더욱 다변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오페라 제작극장을 중심으로 구축한 문화생태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국가와의 문화 협력 모델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이는 지방정부가 자체 문화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장기적 외교 기반을 쌓는 방식으로, 기존 중앙정부 중심의 공공외교 패러다임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국제 교류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예산 구조의 안정성 △전문 인력 확보 △국제 네트워크 유지 비용 등 현실적 과제도 존재한다. 특히 오페라 공동제작과 해외 투어는 높은 제작비를 요구하며, 지역의 재정 여건과 지속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문화외교는 단순한 공연 교류를 넘어, 공동 연구·교육·문화산업 협력 등 다층적 프로그램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대구시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국제적 신뢰를 구축하고 실질적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구시는 이번 ‘공공외교 우수기관’ 선정이 지역 문화정책의 성공적 국제 확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K-오페라를 중심으로 한 문화외교는 향후 대구가 국제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2026년 중국국가대극원과의 공동제작 추진은 문화산업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대구시가 문화예술 기반 공공외교를 어떻게 체계화하고 제도화할지에 따라 지역 외교의 지속성과 국가 문화정책의 다변화 가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