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6월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 캐나다, 멕시코, 인도 정상 등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각국 정상과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기조로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경제·안보·문화 등 다분야 협력 증진을 위해 긴밀한 연계를 약속했다.
한일 양국은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셔틀외교 재개를 공식화하고, 한일 협력 확대 및 한미일 공조 지속에 공감했다. 캐나다와는 방산과 에너지,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했다. 멕시코와는 중남미 외교의 거점을 확대하고, 인도와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아 전략산업 협력의 외연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기존 회원국 중심의 회담을 넘어, 국제질서 변화 속에서 중견국 외교의 연대 강화와 전략적 협력 체제 구축의 장으로 기능했다. 한국은 G7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주요국의 초청을 받아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G7 참석으로, 대통령 개인의 외교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양자 회담은 6월 17일(현지시간) 개최되었다. 양국 정상은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한 관계 회복을 강조하며, 외교당국 간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역내 지정학적 위기 상황, 특히 북한 문제 대응 및 지역 안정 유지를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셔틀외교 재개를 위한 실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배경에는 최근 양국의 전략 환경 변화가 있다. 경제 구조의 상호 보완성은 물론, 안보 이슈에 있어 북한, 중러의 군사 협력 심화 등이 양국을 협력으로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셔틀외교 재개는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정기 정상교류의 복원이자, 포괄적 양자관계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캐나다와의 정상회담도 있었다. 마크 카니 총리는 G7 의장국 자격으로 이 대통령을 초청한 데 대해 기쁘다는 뜻을 전하며, 방산 및 에너지 안보 협력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방산기업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참여 의지를 밝혔고, 카니 총리는 한국의 방산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표하며 글로벌 안보 공조 강화를 제안했다.
또한 AI, 기후변화, 광물 공급망 등 미래산업 분야에 있어 양국이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양국은 2023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기술협력과 인재교류를 확대해왔으며, 향후 경제안보 대화체 신설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멕시코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중남미 외교의 외연 확장을 상징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최초의 중남미 국가이자 최대 교역국임을 강조하며, 양자 경제협력 및 기술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멕시코 내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APEC 정상회의(경주 개최)에 셰인바움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며, 다자외교에서도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멕시코와의 회담은 특히 공급망 안정화 및 중미권 진출 전략과 직결된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USMCA 협정으로 북미 진출의 관문이 되는 한편,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 성장 잠재력을 갖춘 국가로서 중장기적으로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가전·배터리 산업이 이미 현지에 상당 수준 진출해 있으며, 향후 반도체 및 신재생에너지 협력도 주목된다.
인도 모디 총리와의 회담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컸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 550여 개가 인도에 진출해 제조업과 수출산업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간 고위급 소통 확대, 핵심기술·국방·문화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의지를 표명했다.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을 인도로 초청하며 양국 협력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인도는 인구 세계 1위 국가로서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협력의 핵심국가로 평가된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문화·교육·인적교류 확대는 양국 국민 간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한·인도 CEPA 개선 협의가 본격화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협력 강화도 기대된다.
6월 17일 개최된 정상회담 모두 공통적으로 ‘다자주의 기반 실용외교’, ‘안보-산업 복합 연계’, ‘글로벌 파트너십 네트워크 확대’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외교 수단의 다변화가 중요해진 현 국제질서에서, G7 회의는 한국이 글로벌 사안에 주도적으로 기여하는 외교무대라는 의미도 지닌다.
이번 G7 회의 계기 정상외교는 이재명 정부 외교의 실질성과 전략성을 동시에 부각시켰다. 한일관계 정상화와 셔틀외교 복원은 외교적 신뢰 재건의 출발점으로, 북핵 대응 및 안보 협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캐나다와는 방산과 미래산업 협력, 멕시코와는 중남미 관문 확보, 인도와는 기술 및 문화 외교로 관계를 확대하면서, 한국의 외교지평은 다자-양자-지역의 입체적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향후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 멕시코 APEC 회담 초청, 한일 외교당국 간 셔틀외교 실무협의 등으로 이어지는 외교일정은 이번 회담의 연속성과 제도화를 확보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특히 국회 내외에서 방산수출, 경제안보 예산, 외교력 확대와 관련한 지원 논의가 병행돼야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G7 다자외교는 단순한 회담 참여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안보질서, 기후위기 대응 등 복합 위기 시대의 능동적 중견국 외교를 실현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각국과의 전략적 대화가 제도화될 경우, 한국은 '전략적 동반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1세기형 외교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 G7 정상회의 계기 4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다자외교 중심축으로 부상
박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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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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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복원부터 방산·에너지 협력, 남남협력까지…‘전략적 동반자 네트워크’ 본격 강화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