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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R&D지구 현장 목소리, 규제개혁으로 이어질까

육태훈 기자 | 2025.09.17 | 조회 33

대구시, 의료기업 10곳과 합동간담회 열고 인프라·제도개선 요청 청취

대구광역시는 2025년 9월 17일 오후 2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제3차 기업 애로해결 및 규제개혁 합동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유타스㈜, ㈜MD를 비롯한 10개 의료기업과 대구시 부서장,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의료R&D지구 내 기업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규제 완화와 인프라 개선 등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구광역시는 의료R&D지구를 지역 주도의 미래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기업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민간 주체의 애로사항을 행정적·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그 연장선상에서 의료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직접 듣고자 마련된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의 주재 하에 진행됐으며, 총 10개 의료기업 대표가 참석해 규제개혁과 기업지원 확대에 대한 다양한 건의사항을 제시했다. 특히, 의료R&D지구 입주기업에 대한 R&D 사업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문제의식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A기업은 입주기업에 대한 R&D 추가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이에 대해 관계기관은 개발비 감면 등의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B기업은 의료기업 간의 네트워킹과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기업 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식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기업 간 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및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산업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중소 의료기업의 기술 자립 및 지속가능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환경 개선에 관한 제안도 논의됐다. C기업은 의료R&D지구 근로자들의 육아 부담 완화를 위해 공동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제안했다. 이에 대구시는 인근 혁신도시 내 어린이집 수용 가능 인원을 안내하고, 인근 부지를 활용한 공동 어린이집 설치에 대한 재정 여건을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인재 유치와 고용안정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도 읽힌다.

이외에도 교통 인프라, 주차 공간 부족, 사업화 지원 부족 등 총 8건의 건의사항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당장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관계기관과의 후속 협의를 통해 중장기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기업과 지방정부 간의 쌍방향 소통 구조를 제도화하고, 단발성 간담회에 그치지 않겠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방적 행정 절차와는 차별성을 보였다.

홍성주 경제부시장은 “의료R&D지구가 세계적인 의료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현장의 불편함을 즉각 해결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업의 ‘규제 회피’보다 ‘규제 수용’을 유도하기 위한 유연한 정책 접근으로, 향후 중앙정부와의 협력에서도 중요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대구시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문제 해결 방향은 기업 중심의 규제 완화와 현장 밀착형 행정 지원이다. 그러나 제안된 사안들의 상당수가 제도적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향후 입법적 조치 및 중앙정부와의 예산 협력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의료R&D지구를 지역경제의 신성장 축으로 삼으려면, 단순한 행정적 개선을 넘어 규제 프레임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요구된다. 대구시가 기업의 목소리를 수렴해 마련한 이번 간담회가 지역 의료산업의 체질 개선과 국가적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향후 후속 입법 및 예산 논의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