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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80주년,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 선언…이재명 대통령 “Better Together”

박혜신 기자 | 2025.09.24 | 조회 60

이재명 대통령, 유엔총회서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공존’ 외교 기조 천명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다자주의 협력’과 ‘더 많은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공존을 위한 ‘E.N.D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올해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연설은 다층적인 국제 메시지를 내포한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유엔의 존재 가치가 궁금하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보라”고 운을 떼며, 유엔의 지원을 받았던 ‘수혜국’에서 이제는 ‘책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국제사회 앞에 내세웠다. 특히 그는 최근 ‘빛의 혁명’으로 불리는 내란 저지 국민운동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평화의 불굴의 회복력으로 국제사회의 등불이 될 것”이라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 무력 분쟁, 식량 위기 등 당면한 글로벌 과제를 나열하며, 그 해법으로 ‘더 많은 민주주의’와 ‘다자주의 협력’을 제시했다. 유엔의 발전 비전으로 제시된 ‘유엔80 이니셔티브’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확대 필요성에도 지지를 표명하면서, 현재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 중인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선 ‘보이는 적’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AI 기술 악용 같은 ‘보이지 않는 위협’에도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안보 개념을 군사적 요소에서 기술 기반 복합위협으로 확장하는 외교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AI 기술에 관한 발언은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간다면 인권 침해와 양극화라는 디스토피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두를 위한 AI’ 국제규범 수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2025년 9월 24일 예정된 유엔 안보리 의장 주재 공개토의, 그리고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AI 이니셔티브 관련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라는 점도 밝혔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 문제에서도 이 대통령은 다자주의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안으로 책임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하겠다”고 밝혔고,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를 통해 해양 환경 보호 국제연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과학기술 기반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한국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전략과 연결된다.

또한 연설 후반부에 이르러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구체적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END’(Exchange, Normalization, Denuclearization)를 축으로 한 포괄적 대화 제안은 기존의 비핵화 조건론에서 탈피해 실용적·단계적 접근 방식을 채택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축소를 거쳐 폐기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 달라”는 요청은 외교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에 대해서는 상호존중·불가침·흡수통일 불추구 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직후 대북 전단과 방송 중단 조치를 단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의 ‘선제적 신뢰 회복 시도’였음을 설명했다. 이는 기존 대북 정책의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실질적 평화관리와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려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은 국내적으로도 ‘민주주의 회복’을 국제 무대에서 공인받는 과정이자, 향후 국제 협력의 적극적 행위자로서의 한국 외교 노선 전환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운전자론’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중심축을 강조했다면, 이번 연설은 민주주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한 것이다. 또한 AI·기후·디지털·평화라는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한국이 기여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며, 중견국 외교에서 선도국 외교로의 이행을 예고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단순한 외교 메시지를 넘어, 향후 대한민국 외교·안보·통일정책의 지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선언문적 성격을 가진다. 민주주의 회복을 외교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AI·기후변화·안보·비핵화 등 복합적 과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의지를 기반으로, 향후 다자외교와 국제규범 형성에 있어 한국의 기여 확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E.N.D 이니셔티브’의 성패는 남북관계의 구조적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으며, 이 과정을 제도화하고 지속 가능한 틀로 만들기 위해선 국회 차원의 뒷받침과 초당적 협력도 절실하다. 유엔총회 연설 이후, 대통령의 대외비전이 국내 입법 및 정책 기조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