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 7월 4일 이탈리아 밀라노시청과 롬바르디아주청을 각각 방문해 현지 시장·주지사와 면담하고, K-뷰티와 패션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밀라노패션위크와 서울패션위크 간의 브랜드 교류, 국내 디자이너의 유럽시장 진출, 글로벌 마케팅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며 도시 외교를 통해 경제 및 창의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동시에 롬바르디아주와는 문화·관광·디자인산업을 아우르는 포괄적 우호도시 협정을 재체결하며, 교류 기반을 실질적으로 확대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와 우호도시 협정을 맺고 패션·디자인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으며, 2017년에는 롬바르디아주와도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상호 교류가 중단되면서 재협정이 지연되어 왔고, 이번 오세훈 시장의 밀라노 방문은 관계 복원 및 협력 강화의 계기가 되었다.
이번 방문에서 서울시는 K-뷰티 및 패션산업의 유럽 진출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밀라노는 파리, 뉴욕과 함께 세계 4대 패션 수도로 꼽히며, 밀라노패션위크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각축하는 핵심 무대다. 이에 서울시는 밀라노패션위크 참여 브랜드들을 서울패션위크에 초청하고, 동시에 국내 유망 브랜드의 밀라노 진출을 유도하는 양방향 교류 모델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정기 팝업스토어 개최’, ‘현지 유명 쇼룸과의 협업’ 등 실질적 유통 및 홍보 전략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은 기술과 감성,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창의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접근은 단순한 산업 홍보를 넘어 도시 브랜드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의의를 가진다. ‘서울콘(SEOULCON)’과 같은 글로벌 인플루언서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 중심의 페스티벌을 활용해 서울을 아시아 패션·뷰티 허브로 자리매김시키고, 창작자 간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즉, 외교를 통한 도시 브랜드 외연 확장이 핵심이다.
한편, 롬바르디아주는 이탈리아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 중심지이며, 생명공학, 금융, 디자인 등 다각적 산업기반을 갖춘 주체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이번 면담을 통해 경제협력 중심이었던 기존 협약에 ?문화공연 ?문화유산 ?관광 ?창조산업 등 다층적 내용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협정 내용을 확대하였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K-컬처와 오페라가 각각 뿌리내린 양 도시의 상징적 위치를 활용해 전시·공연 협력과 예술가 교류를 강화할 계획이다. 관광 분야에선 세계유산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 홍보 및 관광포럼 개최를 추진하고, 디자인 및 콘텐츠 산업 영역에서는 양 도시의 중소기업 및 창작자 간 파트너십 강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경제 분야에서는 양 도시에 분포한 창업기업 및 혁신 생태계를 연결해 투자 유치와 기업교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협력의 중점이다.
서울시가 밀라노시 및 롬바르디아주와 체결한 경제·문화 협력방안은 단순한 교류 수준을 넘어, 도시간 산업기반 공유와 브랜드 가치 공동 창출을 목표로 하는 입체적 외교 전략이다.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방문은 패션·뷰티 산업이라는 상징적 분야를 통해 유럽 내 시장진입의 물꼬를 트고, 문화와 관광, 창조산업까지 확장하는 전방위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 향후 서울시는 패션위크 간 상호참여를 제도화하고, 산업생태계 교류를 구체화하는 실무 협약을 이어갈 예정이며, 나아가 글로벌 도시 간 연합체를 통한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외교정책은 경제기반 도시외교를 넘어,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한 실질 협력 모델로 진화하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오세훈 시장, 밀라노와 경제외교 강화… K-뷰티·패션 유럽 진출 교두보 마련
육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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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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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밀라노 우호도시 관계 재정립… 디자인·문화·관광까지 협력 범위 확장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