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I PEN

서울시, AI 활용 콘텐츠 인재 육성 본격화…청년 취·창업 연계 강화

서대원 기자 | 2025.05.13 | 조회 68

기술융합 기반 콘텐츠 산업 일자리 창출 목표…맞춤형 교육·컨설팅·IR까지 통합 지원

서울시는 2025년 5월 14일부터 ‘청년 창작자 취·창업 지원사업’의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AI와 콘텐츠 산업의 융합에 대응하여 영상, 웹툰 등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창작자의 창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에 거주하거나 서울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본 사업은 공통 교육, 전문 교육, 기업 탐방, 일자리 매칭, IR 피칭까지 전 단계를 통합적으로 설계하여 현장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AI)의 확산과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 강화는 콘텐츠 산업의 노동시장 구조에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청년 창작자의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적 개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번 ‘청년 창작자 취·창업 지원사업’은 그러한 흐름 속에서 설계되었다.

2025년 5월부터 시행되는 이 사업은 AI와 콘텐츠 산업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영상, 웹툰, 실감형 콘텐츠(AR·VR) 등 시각 콘텐츠 분야에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AI 기반 기획 및 제작 기술을 공통 교육과 전문 교육으로 나누어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통 교육은 온라인 1개월 과정으로 구성되며, 500명을 대상으로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기초 교육과 툴 활용 실습이 병행된다. 콘텐츠미디어경영학회,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등 실무 전문가들이 교육을 맡는다.

전문 교육은 공통 교육 수료자 중 선발된 24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진행된다. 이 과정은 버추얼휴먼, 실감형 콘텐츠, 웹툰 세 가지 트랙으로 나뉘며, 각 트랙별 AI 도구 적용 방법과 콘텐츠 산업 내 실무 구조를 다루게 된다. 오프라인 실습과 전문가 멘토링, 진로별 맞춤형 지원이 포함되어 있으며, 교육 이수자에게는 취업·창업 트랙에 따라 후속 지원이 이어진다.

서울시는 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심화되는 인력 미스매치를 본 사업을 통해 해소하려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3년 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콘텐츠 기업의 66.9%가 평소 원하는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장 큰 이유로 ‘직무 역량 부족’을 지적했다. 이 문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더 심각한데, 50인 이상 기업의 75.6%가 동일한 응답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단순 교육이 아닌 기업 연계형 일자리 매칭 체계를 도입하였다. 사업에 참여하는 구직자는 기업 탐방과 직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실제 기업 인사 담당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콘텐츠 분야의 주요 기업으로는 갤럭시코퍼레이션, 저스피스재단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개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최소 2회 이상 매칭 기회 제공과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컨설팅도 포함된다.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는 IR 피칭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기존 쇼케이스·전시회에 더해, 올해는 투자 심사와 사업화 연계를 위한 데모데이까지 신설되었다. 스마트스터디벤처스, 키클롭스 등 민간 투자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창작자가 시장성과 실현가능성을 검증받을 기회를 마련했다.

실제 서울시는 전년도 이 사업을 통해 88명의 청년을 콘텐츠 기업에 취업시키고, 50명의 창업 희망자에게 온·오프라인 전시회를 연계해 지원한 바 있다. 올해는 취업 80명, 창업 50명 이상이라는 양적 목표를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서울시 주용태 경제실장은 “AI와 XR 등 신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산업은 급변하고 있으나, 창작 인재의 준비 수준은 산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형 역량을 갖춘 창작자 육성을 통해 콘텐츠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I 도입이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전 산업군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AI 활용이 가능한 청년 창작자는 노동시장에서도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서울시의 정책은 타 지자체 및 중앙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과 차별성을 보인다. 대부분의 청년 지원 프로그램이 전통적 직무 중심(예: 마케팅, 기획, 디자인 등)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 반해, 서울시 정책은 AI와 콘텐츠의 융합에 초점을 맞춘 선제적 대응 모델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 중앙정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나 고용노동부의 ‘청년도전지원사업’이 자금 및 코칭 위주로 이루어지는 반면, 서울시 사업은 실무-기술-산업연계까지 다층적 지원이 특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단기성과 중심의 수치 지향적 목표가 창작자의 ‘지속가능한 활동’이라는 본질적 과제와 괴리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데모데이나 포트폴리오 전시 중심 구조가 ‘결과물 중심’으로 경도될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콘텐츠 생산이 창작자 간 기술 격차를 심화시키거나, 창작의 고유성과 예술성을 도구화할 위험성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기술 도입은 수단일 뿐이며, 창작자의 개성과 주도성이 핵심이라는 점을 교육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이 일자리 창출을 넘어서, 한국 콘텐츠 산업이 ‘창의성과 기술 융합’을 동반하는 고부가가치 IP 산업으로 전환되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서울시의 ‘청년 창작자 취·창업 지원사업’은 콘텐츠 산업의 구조적 인력난 해소, 청년 고용 창출, AI 기반 산업 전환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겨냥한 정책 설계로 주목받는다. 특히 공공이 민간 수요를 직접 분석하여 교육, 매칭, 투자 연계를 통합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실험성과 혁신성이 있다. 향후 이 사업의 효과는 단순한 고용률 외에도, AI 활용 역량을 갖춘 콘텐츠 인재가 산업에 얼마나 안착하는가라는 질적 지표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또한 타 지자체 및 정부 부처와의 정책 연계가 강화될 경우, 전국적 확산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높다. 콘텐츠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기반 인프라로서의 본 사업은 향후 서울시의 디지털 경제 전략의 핵심 구성요소로 지속될 전망이다.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