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가 집중호우 시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맨홀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 최민규 의원은 침수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하수도 사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집중호우가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임시적 대응을 넘어 법적 근거에 기반한 상시적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 수년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 때마다 맨홀 뚜껑이 열리거나 이탈하면서 보행자와 운전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러한 사고는 단순한 시설물 파손을 넘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도시 안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례로 지적돼 왔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 패턴이 급변하고 시간당 강우량이 증가하면서, 기존 하수관로 설계와 관리 방식만으로는 위험을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발의된 이번 조례 개정안은 하수도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그동안 하수관로 관리는 퇴적물 제거를 중심으로 한 ‘준설’ 위주의 사후 관리에 치중해 왔으나, 개정안은 이를 ‘점검’ 중심의 예방적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의 복구보다,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정책적 방향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내수재해 위험지구 내 맨홀에 대해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이다. 내수재해 위험지구란 집중호우 시 하수관로의 배수 용량 부족이나 맨홀 역류 등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의미한다. 이번 조례안은 이러한 지역을 명확히 규정하고, 해당 지역 내 맨홀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하도록 함으로써 안전관리의 최소 기준을 제도적으로 확립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아울러 내수재해 위험지구 외에도 침수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판단해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지역도 새로운 위험 지역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행정의 재량과 대응 범위를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조례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하수도 관리의 목적을 ‘시설 유지’에서 ‘시민 안전’으로 명확히 전환했다는 점이다. 최민규 의원은 반복되는 맨홀 사고를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관리 체계 미비로 인한 인재로 규정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설치 기준과 법적 근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재난 대응을 기술적·행정적 문제를 넘어 제도적 책임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서울시 하수도 관리 시스템 전반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추락방지시설 설치 의무화는 단기적으로는 예산 부담을 수반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사고 예방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도시 안전에 대한 시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례안은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 인프라 관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단발성 대책이 아닌, 법과 제도를 통한 구조적 대응을 시도함으로써 도시 안전을 일상적 행정의 핵심 과제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특별시 하수도 사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서울특별시의회 제334회 임시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서울시는 맨홀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하수도 관리체계를 안전 중심으로 재정립하게 된다. 이는 기록적인 폭우가 반복되는 환경 속에서도 시민이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조례 시행 과정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기준 마련과 지속적인 점검 체계 구축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서울시, 맨홀 추락사고 원천 차단 나선다… 침수 위험지역 안전시설 의무화 조례 발의
육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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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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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 일상화 속 하수도 관리체계 전환 시도… 점검 중심 관리와 법적 기준 마련
출처: 서울특별시의회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