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경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서1)은 지난 4월 22일 제330회 임시회에서 120다산콜재단의 STT(Speech To Text) 시스템 운영 실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총 7억 4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해당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추가로 2억 원이 소요될 예정인 대시민 공개 시스템의 효용성 역시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120다산콜재단은 2023년 상담 서비스의 첨단화를 목표로 STT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 시스템은 음성 데이터를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하여, 민원 접수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키워드별 통계를 생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경 위원장은 본래 기대된 고도화된 활용에 비해, 현재 시스템이 단순한 민원 전달 기능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민원 전달 외에 상담 품질 모니터링, 다국어 지원, 민원 응답 개선 등 다층적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 왜 제한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실시간 상담 통계 분석 및 주요 키워드의 기관 전달이라는 기능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 역시 ‘기초적 활용 수준’이라며 “기술은 도입이 목적이 아니라, 실제 운영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STT 시스템은 단순 데이터 변환 기술을 넘어, 민원 동향 파악, 정책 방향 설정, 시민 요구의 조기 탐지 등으로까지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가능성이 현재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25년 내로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추가 구축될 예정인 ‘대시민 공개형 STT 민원 분석 사이트’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시스템은 다산콜센터에 자주 접수되는 민원 키워드와 주요 이슈를 시민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웹 기반의 정보 서비스로 설계될 예정이지만, 김 위원장은 “시민이 민원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인지하는 것이 어떤 실질적 효용을 제공하는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보기술 사업에서의 ‘시민 체감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술적 성과가 아닌 실제 수요자 관점의 서비스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20다산콜이 ‘상담 기반 시민 소통’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 데이터 공개보다는 정책 결정자와 현장 운영자 모두가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설계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기술 도입의 전후 과정, 즉 예산 편성 단계에서부터 사업 타당성과 목적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지 ‘AI’, ‘STT’라는 최신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예산이 책정되고 운영되는 관행은 재고되어야 하며, 예산 집행 이후의 운영 관리와 성과평가 체계가 보다 정밀하게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이는 최근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사업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의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지자체와 중앙기관이 ‘AI 기반 민원 분석’, ‘음성인식 행정 시스템’, ‘빅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예산 투입에 비해 성과가 불분명하거나, 실제 행정 운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김 위원장의 이번 지적은 그러한 경향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
김경 위원장의 지적에 따라, 향후 서울시의회 차원의 추가적인 감사 및 예산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기반 행정 시스템에 대해 ‘성과 중심’, ‘수요자 중심’, ‘운영 효율성 중심’의 평가 기준이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120다산콜재단은 올해 내로 대시민 공개 사이트를 완공할 계획이지만, 김 위원장의 문제 제기 이후 설계 방향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시의회 차원에서 STT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실효성 평가, 사후 활용 보고 의무 부과 등 제도적 보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120다산콜의 STT 시스템은 기술적 도입을 넘어, 공공기술 도입의 목적성과 실효성을 점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시민을 위한 방향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는 행정 철학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울시의회 120다산 STT 시스템, 7억 투입에도 활용성 의문 제기돼
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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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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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문체위원장, “STT 시스템 기술 도입만으로는 충분치 않아…시민 효용 고려한 방향 필요”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