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김영옥 의원(국민의힘, 광진3)은 최근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가 시민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로서의 실질적 효용성과 접근성, 장기적 운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강버스가 교통난 해소와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향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강버스는 지난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서울시 수상 교통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도로 정체와 지하철·버스의 혼잡을 해소하고, 동시에 한강 관광 자원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개통 5일 차인 9월 23일 오후 3시 기준 누적 탑승객 수는 1만6,212명, 하루 최대 이용객은 4,535명으로 나타나 초기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평균 좌석 점유율도 74.7%에 달해 시민들의 호기심과 관심이 반영된 수치라는 평가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의 지속적 성과는 초기 수요와 다르다. 시민 일부는 뚝섬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자양역까지 도보로 5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배 접근성이 불편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새로운 교통수단’이라는 상징성은 크지만, 일상적 대중교통 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환승 편의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현재 서울시가 제시하는 해법은 따릉이 대여소와의 연계다. 하지만 자전거 공유 시스템이 기상 상황이나 개인 체력, 안전 문제에 좌우되는 만큼 실질적인 대안으로 기능할지는 의문이다.
운영 확장 계획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서울시는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10일부터 급행 노선을 포함해 왕복 30회로 증편하고, 평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확대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탑승 수요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수상 교통은 계절적 요인과 기상 조건에 민감하다. 한강 수위와 기상 악화 시 운항이 제한될 수 있어, 안정적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더구나 서울시 교통재정의 상당 부분이 이미 적자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한강버스의 장기 운영은 시민 세금 부담과 직결될 수 있다.
환경적 효과와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도 평가가 갈린다.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홍보하지만, 배의 실제 연료 효율성이나 온실가스 배출 효과에 대한 근거 자료는 부족하다. 또한 한강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관광객이나 시민에게는 새로운 체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출퇴근 교통수단으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교통과 관광이라는 이중 목표 중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양쪽 모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옥 위원장은 “한강버스가 친환경 교통수단이자 한강의 관광·문화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정치권의 환영 일색 발언과 달리, 이 사업이 상징성은 크지만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초기 성과에 치중해 장기적 과제를 외면한다면 한강버스가 또 다른 단기적 이벤트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구나 기존 교통 체계가 이미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이 실질적 분산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 확보가 핵심이다. 단순히 “따릉이를 이용하면 된다”는 식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또한 시민 안전과 서비스 품질 관리도 도전 과제다. 한강버스의 운영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 시 대처가 복잡해질 수 있고, 수상교통 특유의 관리 비용 증가 문제도 존재한다. 시민 의견을 반영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구체적 피드백 수렴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시민 환영’이라는 초기 여론을 지속 가능한 성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이용자 중심의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
한강버스는 새로운 교통·관광 수단이라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접근성, 안전성, 재정 부담, 환경적 효과 등 구조적 과제 역시 동시에 안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는 이 사업을 단순한 이벤트성 정책으로 소비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공공성과 효율성을 검증해야 한다. 특히 기상 조건에 민감한 수상 교통의 특수성을 고려한 대체 수단 마련, 운영 적자 가능성을 줄이는 재정 계획, 시민 의견을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한강버스가 단순한 ‘시민 체험용 교통 이벤트’에 머무를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도시 교통혁신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정책의 정교함에 달려 있다. 초기 성과에 가려진 문제들을 냉정하게 짚어내는 것이 지금 필요한 비판적 시각이다.
서울시의회 김영옥 보건복지위원장, “한강버스 시민 호응 속 환영”…실효성과 한계는 여전
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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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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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관심 속 정식 운항 시작 5일 만에 1만6천 명 이용, 그러나 접근성·재정 지속 가능성 등 구조적 문제 지적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