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승복 의원(국민의힘, 양천4)은 8월 28일 시정질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이 서울시에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 13조 9천억 원 규모의 사업비 중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25%를 부담해야 하며, 약 3,500억 원이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될 예정임이 확인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생색은 대통령이 내고, 고생은 시장이 진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경기침체 속 서민 생활 안정과 소비 진작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총 13조 9천억 원의 사업비 중 90%를 국비로, 10%를 지방비로 충당한다고 밝혔으나, 서울시는 전국 유일하게 25% 부담을 요구받았다. 이로 인해 서울시의 부담액은 약 3,500억 원, 25개 자치구는 약 2,3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어 총 5,800억 원 규모의 지방재정 투입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는 이미 올해 1차 추경에서 취약계층 지원, 소상공인 대책, 노후 시설물 개량 등으로 가용재원을 대부분 사용한 상태다. 자치구 역시 세입 감소와 복지 지출 증가로 재정 여건이 악화돼 추가 재원을 마련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시와 구는 지방채 발행이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차입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는 자치단체장의 반발로 이어졌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정부는 협의 없이 결정을 내리고, 이제 와서 시와 구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천구청장 이기재 역시 “정부가 선심 쓰듯 소비쿠폰을 내세웠지만 결국 자치구가 뒷감당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여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승록 노원구청장조차 “진짜 돈이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이승복 의원은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3,500억 원이 도시철도와 경전철 건설 예산을 합한 3,627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비교를 넘어, 중앙정부의 선심성 정책이 지방정부의 필수 사회기반시설 투자까지 위축시키는 현실을 드러낸다. 실제로 도시철도와 경전철 사업은 시민 교통권 보장과 안전성 확보에 직결된 분야로, 소비쿠폰 발행을 위해 이 같은 중장기 사업들이 차례로 후순위로 밀릴 위험이 있다.
사진 자료에 따르면(자료 5쪽), 시정질문에서 이승복 의원은 “서울시민의 혈세와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을 담보로 중앙정부의 단기적 인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부당하다”고 질의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에 동의하며 “국회 차원에서조차 지방비 부담 논의는 없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정책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앙정부 정책의 비용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는 구조적 문제다. 정부가 정치적 성과를 강조하며 추진하는 소비 진작 정책이 실질적으로는 지방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의 생색, 지방의 고생’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둘째, 지방정부 재정 자율성의 침해 문제다. 자치단체는 자율적 예산 편성과 집행 권한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이번 사례는 중앙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필수 사업 예산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셋째, 장기적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다. 지방채 발행을 통한 단기적 대응은 채무 증가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는 세대 간 재정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승복 의원은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구조가 방치된다면 미래를 위한 투자와 시민 안전을 위한 필수 사업들이 연쇄적으로 좌초될 것”이라며 구조적 개선을 촉구했다. 이는 단순한 재정 부담 논란을 넘어,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적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입법적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부담 논란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관계의 불균형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향후 국회 차원에서 지방재정 분담 원칙을 재정립하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방채 발행이라는 임시방편에 머무르지 않고, 중앙정부에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정확한 부담 구조를 투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재정 갈등을 넘어,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 나아가 국가 재정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생 회복 위한 소비쿠폰, 서울시는 빚내서 부담
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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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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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조 9천억 원 사업…서울시, 전국 유일 25% 분담에 재정 압박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