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8월 25일 백악관에서 ‘무보석 석방(cashless bail)’ 제도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두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 차원에서 무보석 석방 정책을 시행하는 주·지방정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축소하고, 특히 치안 위기가 선포된 워싱턴 D.C.에서는 연방 법집행기관이 직접 개입하여 피의자 구금과 기소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위험 인물을 무책임하게 풀어주는 현 제도가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강력한 치안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최근 미국 주요 도시에서 급증한 범죄율과 보석제도 개혁 논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공화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법과 질서’ 의제를 다시 꺼내든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의 무보석 석방 제도는 피의자의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재판 전 석방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최근 몇 년간 일부 주와 도시에서 확대 시행되어 왔다. 지지자들은 이 제도가 빈곤층의 차별적 구속을 방지하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문제를 해소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은 강력범죄 피의자들이 쉽게 풀려나면서 범죄 재발 위험이 높아지고, 경찰력과 사법 시스템이 반복적인 구속·재구속 과정으로 소모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워싱턴 D.C.와 뉴욕, 일리노이주 등은 무보석 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한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최근 범죄율 상승과 맞물려 정치적 논란이 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에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과 정책 협력을 무보석 제도 유지 여부와 직접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법무장관이 30일 내에 무보석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지 않은’ 주와 지방자치단체를 목록화하고, 해당 지역에 지급되는 연방 보조금과 계약을 중단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연방 차원의 압박을 통해 지방정부의 형사사법 정책을 수정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워싱턴 D.C.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의 범죄 급증을 ‘연방정부 기능 수행을 방해하는 치안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연방 법집행기관이 현지 경찰과 협력해 피의자를 구금하고 연방 기소를 확대하도록 지시했다. 더 나아가 법무장관이 D.C. 시장에게 경찰 내부 지침과 정책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사실상 지방자치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조치를 담았다.
법적 쟁점도 만만치 않다. 미국 헌법은 보석 제도를 주 법률과 지방 사법제도의 재량에 맡기고 있어, 연방정부가 직접적으로 이를 제한하는 데에는 권한 다툼이 예상된다. 특히 워싱턴 D.C.의 경우 ‘홈 룰 법(Home Rule Act)’에 따라 자치권이 보장되어 있지만, 연방정부가 필요시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이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 조항을 근거로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며, 이에 따라 D.C. 자치권 침해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적 파장 역시 크다. 민주당은 무보석 제도를 형평성과 인권 보호 차원에서 옹호해왔으며, 공화당은 ‘치안 악화의 원인’으로 비판해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보수층 결집을 노린 ‘법과 질서’ 메시지 강화로 해석된다. 반면 민주당은 연방정부가 지방정부 정책에 개입하고, 헌법상 권한을 넘어서는 행정명령을 남발한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실제 연방 지원금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주·지방정부와의 정치적 갈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정명령은 즉각 시행되는 대통령 권한 조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법원과 의회의 검증을 피하기 어렵다. 해당 조치가 헌법적 권한을 넘어선다는 소송이 제기될 경우, 연방대법원의 판단이 정책의 지속성을 좌우하게 된다. 또한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은 연방정부 예산 심의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자금 지원 중단 방침을 견제할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오히려 이를 지지하며 추가 입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조치는 향후 대선 정국에서 중요한 정치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국 사회에서 ‘공공 안전 대 형사사법 개혁’이라는 가치 충돌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번 행정명령은 그 갈등의 한복판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무보석 석방 금지’ 행정명령 발동
박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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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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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자금 지원 제한 및 워싱턴 D.C. 집중 규제, 치안 위기 대응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