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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풍향계, 5/9] 여론조사기관 4곳 분석: 대선 판세, '이재명 독주' 속 보수 단일화 갈등 심화

박혜신 기자 | 2025.05.11 | 조회 35

한국리서치·리얼미터·여론조사공정·KOPRA 조사 비교… 이재명 1강 구도 속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구도 주목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 본 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게재된 결과분석 자료 등을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2025년 5월 9일 주요 여론조사기관 네 곳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게재했다. 각 조사기관은 서로 다른 시점과 방식으로 유권자의 정치 성향과 후보 지지도를 측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현재 대선 판세의 주요 특징과 쟁점을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국리서치, 리얼미터, 여론조사공정, KOPRA의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주요 흐름을 정리하고, 보수 단일화 국면의 갈등과 변수에 주목한다.

먼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네 기관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1강 구도’를 확실히 굳혔다. 한국리서치(KBS 의뢰)의 여의도 라이브 3차 조사에서는 이재명이 48%로 2위와 격차를 벌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경제 분야 대통령 적합도에서 55.4%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었고, 여론조사공정이 실시한 펜앤마이크 26차 조사에서도 이재명은 4자 대결 구도에서 46.2%로 선두에 섰다. KOPRA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진행한 18차 정례조사에서도 이재명은 48%를 얻으며 가장 많은 지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각 조사에서 이재명의 경쟁 상대는 일관되지 않는다. 리얼미터와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는 김문수가 보수권 대표주자로 비교적 강한 존재감을 보였고, 한덕수 전 총리도 일부 조사에서 선전했다. 특히 KOPRA 조사의 경우 이재명이 48%, 김문수가 20%, 한덕수가 18%로 2위 자리를 놓고 보수 진영 내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났다. 반면, 이준석이나 황교안 등 제3지대 인물은 일부 세대에서 선전하나 전국적 영향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된다.

보수 단일화 관련 쟁점은 각 기관에서 조사한 방식과 결과에 따라 엇갈렸다. 한국리서치는 보수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응답을 별도로 측정하지 않았으나, 여론조사공정과 KOPRA는 단일화 적합도 및 승리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포함했다.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는 김문수(45.9%)가 한덕수(30.3%)보다 단일화 적합도에서 앞섰으며, KOPRA 역시 단일화 선호도 조사에서 김문수가 54%, 한덕수가 27%를 얻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무당파 응답자 그룹에서는 KOPRA 조사에서 한덕수가 48%, 김문수가 46%로 팽팽하게 나타났다. 이는 보수 지지층 내부에서도 단일화 대상에 대한 의견이 분열돼 있음을 보여준다.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승리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엇갈린다. 여론조사공정은 이를 직접 묻지 않았으나, KOPRA 조사에서는 한덕수가 단일화될 경우 이재명을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응답이 34%로, 단일화가 승리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다수였다. 특히 ‘보수 성향’ 유권자 내에서도 단일화 이후 승리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강했다.

정당 지지도 측면에서는 민주당이 네 조사 모두에서 국민의힘보다 약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 민주당 41% vs 국힘 32%, 여론조사공정 42.8% vs 41.4%, KOPRA 42% vs 35% 등을 기록했다. 리얼미터와 여론조사공정은 거의 동률을 기록했으며, KOPRA 조사에서는 격차가 7%p로 다소 벌어졌다. 이는 정당 지지율에서는 양당 간 격차가 크지 않지만,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는 이재명이 압도적 우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재명 지지층의 결속력도 두드러진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지지자 중 87%가 "계속 지지하겠다"고 응답했으며, KOPRA 조사에서도 이재명 지지층의 93%가 "지지를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반면 김문수·한덕수 지지층의 결속력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이는 선거 막판 전략 투표 양상에서 보수진영이 더욱 불리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흥미로운 점은 ‘중도층’의 반응이다. 정당 성향을 기준으로 분류된 중도층은 대체로 이재명에 호감을 보이되, 단일화 필요성이나 사법적 판단에 대해서는 양면적 태도를 드러냈다. 예컨대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 중도층의 김문수 지지도는 36%에 그쳤으나, 단일화 승리 가능성에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중도층이 여권 후보의 정책 역량과 후보 이미지 간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네 기관의 여론조사는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가 굳건함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보수 진영의 전략적 결단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단일화 여부는 김문수와 한덕수 사이의 주도권 경쟁을 넘어, 보수층 내부의 리더십 및 정당 조직력의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가 단일화에 얼마나 명확한 메시지와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는지가 승부처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여론의 방향은 단일화 진행 상황, 사법 리스크 이슈의 전개, 그리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네거티브 프레임 싸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발표될 추가 여론조사와 지역별 흐름은 실질적인 판세 변화의 징후로서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에서의 미세한 움직임이 전체 대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 각 정당의 공략 전략이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