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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풍향계, 5/3-5/4] 두 여론조사기관 결과 ... 대선 민심 어디로 향하나?

박혜신 기자 | 2025.05.06 | 조회 33

리서치뷰와 KOPRA 조사 비교분석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 본 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게재된 결과분석 자료 등을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5월 3일)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 5월 4일)가 발표한 5월 초 전국 여론조사 결과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두 기관의 조사는 시기상 유사하게 진행되었으며, 후보 지지율, 정당 선호도,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인식에서 유권자들의 민심이 일정하게 나뉘어 있음을 보여준다.

리서치뷰는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였으며, 성별·연령별·지역별로 인구비례 할당 및 가중치를 적용하였다. 한편, KOPRA는 공감신문의 의뢰로 5월 4일 하루 동안 같은 대상과 표본 규모로 무선 RDD 기반의 ARS 조사를 수행했으며, 응답률은 8.4%였다. 조사 설계와 방식이 유사하나, 각 기관의 문항 설계, 보도 해석 방식, 시점 등에 따른 다소의 차이가 있었다.

우선 대선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리서치뷰 조사에서 47%로 나타났고, KOPRA 조사에서는 52%로 더 높았다. 특히 KOPRA는 이재명 후보가 전 연령층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하며, 40대의 경우 무려 69%에 달하는 지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리서치뷰 조사에서는 60대 이상에서 김문수, 한덕수 후보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연령대에 따른 정치적 이념 차이가 여전히 유효하며, 각 조사기관의 가중치 조정 방식에 따라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정당 지지도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리서치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9%, 국민의힘이 38%로 거의 동률이었다. 반면 KOPRA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7%로 국민의힘(34%)보다 무려 13%포인트 앞섰다. KOPRA의 결과는 특히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의 민주당 지지 강세가 두드러졌으며, 광주·전라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71%에 달했다. 이러한 차이는 지역별 표본 구성 및 가중치 설정 방식에 따라 충분히 변동 가능한 부분이므로, 단일 지표로 해석하긴 어렵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양 조사기관의 응답 문항 중 가장 뚜렷한 차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 판결 관련 항목에서 드러난다. KOPRA는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유죄 취지 판결 이후의 민심 변화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응답자 중 51%가 판결을 '부적절하다'고 평가했으며, '적절하다'는 응답은 43%에 그쳤다. 또, 이 판결을 '사법 쿠데타' 또는 '대선 개입'이라고 보는 주장에 대해서는 49%가 공감한다고 답했고,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3%였다. 여론이 양분되어 있으나, 상대적으로 반발 정서가 더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재명 후보 지지층 내에서 해당 판결에 따른 지지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KOPRA에 따르면 이재명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 무려 95%가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 응답했으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다. 이는 사법 리스크가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기보다는 오히려 결속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야권의 대표 주자인 김문수 후보는 전반적으로 16% 내외의 지지율에 머물렀으며, 이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특히 30대~40대 유권자층에서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10%대 초반에 그치며 고령층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선거 전략에서 구조적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는 일부 청년층에서 10% 내외의 지지를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전국적 확산세로 보기엔 제한적이다.

이러한 수치 이면에는 중도층의 표심 변화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리서치뷰 조사에서는 중도층이 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KOPRA 조사에서도 중도층이 다수 존재함을 전제로 분석이 이뤄졌다. KOPRA 조사에서는 중도층 중 상당수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하면서 전체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경우 김문수 후보에 대한 기대보다는 제3지대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열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공감도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출마 무자격 주장에 대해서는 KOPRA 조사에서 42%가 공감했고, 55%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해 대체로 출마 자격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 필요성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41%였으나, '필요 없다'는 응답이 53%로 더 많았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후보 교체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기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조사기관 간 차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조사의 시점, 설문 문항 구성, 가중치 산정 방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것을 강조한다. 경북대 정치외교학부 엄기홍 교수는 "동일 시점이라 하더라도 조사 문항의 순서나 표현 방식에 따라 응답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조사 기관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며 "여러 기관의 조사 결과를 비교하고, 장기적인 흐름 속에서 추이를 분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대선 정국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법적 절차의 향방, 국민의힘 내 단일화 여부, 그리고 중도층의 민심 변화 등 변수가 중첩돼 있다. 이번 리서치뷰와 KOPRA의 조사 결과는 단기적 지표를 넘어서 민심의 미묘한 진폭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기능하며, 각 정당과 캠프가 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고정 지지층의 강한 결속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도층까지 일정 부분 흡수하고 있는 반면, 보수 진영은 단일화와 중도 확장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양측의 조사 결과는 공통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현재로선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선거일까지 다양한 정치적 변동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 이후 진행될 중앙선관위 등록 전 여론 흐름, 방송사 주관 TV 토론 등도 민심을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향후 여론조사 동향에 계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박혜신 기자 | aipen.hyes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