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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AI 팩토리 선도사업’ 최종 선정… AI 자율제조 본격화

육태훈 기자 | 2025.10.02 | 조회 52

초고다층 PCB 기술 개발로 AI반도체 핵심 부품 국산화 박차… 2029년까지 106억 원 투입

출처: 대구광역시청

출처: 대구광역시청

대구광역시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 106억 원을 투입하는 산업통상자원부 ‘AI 팩토리 선도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10월 1일 발표된 이 사업은 고성능 반도체 기기의 핵심 부품인 초고다층 PCB(30층 이상 다층 회로기판)의 AI 자율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국가 전략산업인 AI 반도체 기술 자립과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 팩토리 선도사업’은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의 인지, 판단, 제어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극대화하려는 국가 전략 과제이다. 2023년부터 본격화된 이 사업은 2030년까지 ‘M.AX 얼라이언스(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구축을 통해 민관 협력 체계를 형성하고, 제조업 전반의 AI 전환을 목표로 한다.

2024년 선정된 인체삽입형 의료기기 자율제조 기술 개발사업에 이어, 대구시는 2025년 AI 팩토리 선도사업에서도 연속 선정되며 지방정부로서 드물게 AI 기반 제조혁신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 선정된 과제는 총 11개로, 그 중 ‘AI 가속기 초고다층 PCB 자율제조 기술개발사업’은 대구 지역 주력산업인 전자부품 분야와 직결된다.

이 사업은 국내 시가총액 기준 대구 1위 기업인 ㈜이수페타시스가 주관하며,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 울랄라랩, 에스티씨엔지니어링, 일주지엔에스, 라온피플 등 AI 및 제조 솔루션 기업들이 참여하는 민·관·연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된다.

핵심 과업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AI 가속기를 적용해 PCB 제조공정의 데이터 품질을 관리하는 인공지능 모델(Application)을 개발하고, 둘째, 초고다층 PCB의 생산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AI 시스템(Platform)을 구축하며, 셋째, 플라즈마, 도금 등 핵심 공정의 자동화 기술(Machine & Robotics)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수페타시스는 해당 과제를 통해 고장 예측, 공정 불량 예측, 소재별 최적화 공법 자동화 등 ‘AI 자율제어 시스템’을 구현하여, 생산성을 20% 이상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한 AI 기술의 실증 실험을 통해 반도체 전용 PCB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세계시장 선점도 노린다. 세계 초고다층 PCB 시장은 2024년 753억 달러에서 2032년 97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CAGR 3.3%).

참여 기관별 역할도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제품 수요 발굴 및 성능 실증을 맡고,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은 플라즈마 자동화, 에스티씨엔지니어링은 도금 공정 자동화를 담당한다. 울랄라랩은 데이터 기반의 PCB 생산공정 관리 플랫폼을, 라온피플은 생성형 AI 플랫폼과 포털을 개발하며, 일주지엔에스는 메타데이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러한 체계적인 분업은 AI와 제조공정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적용 가능한 모듈형 표준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AI가속기와 고성능 PCB의 결합은 서버, 네트워크 장비, 클라우드 컴퓨팅, 고성능 컴퓨팅(HPC) 등 차세대 산업 인프라의 근간을 형성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지역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촉진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대구시는 AI 팩토리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 유망 제조기업의 참여 확대, 제조AI 전문인력 양성, 미래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ABB 등 5대 신산업과의 융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AX 예타 면제사업’ 및 ‘대구 주도형 AI 대전환 프로젝트’ 등과 연계해, AI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 및 기술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M.AX 얼라이언스의 10개 분야 중 AI 반도체와 AI 제조서비스는 이번 사업과 직결되며, 해당 분야 기업들과의 연계 강화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가속기 초고다층 PCB 자율제조 기술개발사업’은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대구시가 AI 기반 제조혁신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제조업 중심 도시에서 AI 중심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는 대구시의 정책 기조와도 부합하며, 향후 유망 제조기업들의 AI 전환 모델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된 AI 반도체 분야에서의 자립 및 경쟁력 확보라는 점에서, 본 사업의 성과는 타 지자체나 중앙정부 정책에도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민간 주도의 기술 혁신이 조화를 이룰 경우, 2030년까지 목표한 AI 팩토리 500개 구축 및 제조업 AI 활용률 70% 달성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시 홍성주 경제부시장은 “제조현장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지역 중소 제조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