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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기재부에 신공항·AI 혁신·시민 안전 국비 지원 요청

육태훈 기자 | 2025.08.18 | 조회 8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기획재정부 차관·부총리 잇따라 만나 핵심 현안 설명

출처: 대구광역시청

출처: 대구광역시청

김정기 대구광역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8월 14일 임기근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만나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AI 혁신기술 개발, 시민 안전 강화 등 주요 국비사업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면담을 진행하며 동일한 현안을 건의했다. 이번 면담은 국비 반영을 앞둔 정부 예산 심의와 국회 논의를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으로, 대구시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재정 기반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대구시는 최근 들어 지역 균형발전과 신산업 전환을 위해 대규모 국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시급한 과제다. 이 사업은 기존 공항의 포화와 군사적 효율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 투입과 중앙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김정기 권한대행은 이번 면담에서 신공항 건설이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안보 인프라 강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재부의 적극적 반영을 요청했다.

또한 대구시는 4차 산업혁명과 AI 기술 경쟁 속에서 ‘지역거점 AX 혁신기술개발’ 사업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연구개발 지원이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로서 대구가 미래 제조업 혁신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현재 AI 분야는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육성되고 있으나,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에 연구개발이 집중돼 있어 지역 불균형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구가 제안한 사업은 지방 대도시가 기술·인재·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설득력이 크다.

시민 안전 차원에서는 ‘대형산불 대응 역량 강화’가 논의됐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전국적으로 산불, 집중호우 등 재난 피해가 빈발하고 있다. 대구시는 도심과 인접한 산림지역이 넓어 대형 산불 발생 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난대응 장비 확충과 인력 훈련 지원은 지자체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비 반영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문화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 사업도 함께 건의됐다. 대구는 국내 대표 뮤지컬 도시로서 다양한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을 개최해 왔으며, 관련 인프라와 인력이 축적된 지역이다. 그러나 전용 공연장, 연습장, 교육 시설 등이 분산돼 있어 종합적 콤플렉스 구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국립 단위 시설이 들어설 경우 대구가 아시아 뮤지컬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문화산업의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건의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김 권한대행이 단순히 사업의 필요성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 심의와 국회 논의 전 과정에 걸쳐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권한대행)이 중앙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 보다 전략적으로 개입하려는 행보로, 향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단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은 경기침체, 세수 부족, 복지 지출 확대라는 삼중고 속에서 편성되고 있어, 지방정부의 국비 확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제약 요인도 존재한다. 정부 재정은 국가채무 관리, 복지 예산 확대, 국방비 등 다양한 분야로 분산돼 있어 특정 지역 사업에 대한 집중 지원에는 한계가 따른다. 특히 신공항 건설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수십조 원의 장기적 재정 투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재부 차원에서 우선순위 조정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대구시의 건의가 전액 수용되기는 쉽지 않으며,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맥락도 변수다. 대구경북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지만, 현 정부와 여야 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지역 현안이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 특정 정당의 전략적 이해와 맞물릴 경우, 대구시가 요청한 사업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위험도 존재한다. 반대로 대구경북 지역의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일정 부분 배려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정기 권한대행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국비 요청을 넘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구시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 예산안 편성 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역 현안은 여야 간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되며, 신공항 건설과 AI 혁신사업은 국가 차원의 전략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재정 여건 악화와 전국 지자체의 경쟁 속에서 대구시가 요청한 모든 사업이 반영되기는 어렵다. 결국 대구시는 핵심 사업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설득해야 하며, 향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구체적 쟁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면담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예산 편성과 국회 심의 전 과정에 적극 개입하려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구시가 제안한 사업들이 국가 전략과 지역 균형발전 정책 속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는 향후 국회의 예산 심의 결과에 달려 있다.

육태훈 기자 | thhj015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