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향교는 2025년 9월 25일(목) 오전 10시, 대성전에서 유교의 최고 제례인 ‘석전대제(釋奠大祭)’를 봉행한다. 공자를 포함한 성현 25인을 추향하며, 고증된 예법에 따라 장엄하게 진행된다. 대구향교는 이를 계기로 시민 대상 예(禮) 문화 확산과 청소년 인성교육 확대를 병행하고, 장학금 수여를 통해 미래 세대의 도덕교육을 실천에 옮긴다. 이번 제례의 표어는 ‘법고창신(法故創新)’으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석전대제는 유교의 시조인 공자와 함께 오성(공자·안자·증자·맹자·자사자), 송조 2현, 우리나라 18현을 함께 기리는 제례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음력 8월 상정일(上丁日)에 봉행되는 이 제례는 공자의 유덕을 기리고 유교 도덕의 이상을 되새기는 가장 상징적인 유교 의례다. 조선 시대부터 600여 년 이상 이어져온 전통은 대구향교를 중심으로 지금까지도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
이번 석전대제는 예법에 따라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례 △망료례의 순서로 엄정하게 진행된다. 제관들은 공자 및 성현들의 위 앞에 정성스럽게 제향을 올리며, 절차 하나하나에는 유교적 공경과 정숙의 정신이 담겨 있다. 제례 의식은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仁)’과 ‘예(禮)’라는 유교적 가치의 현대적 회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강조된다.
대구향교는 1398년(조선 태조 7년) 창건되어 지역 유림의 중심이자 교육적 기틀을 다져온 유서 깊은 기관이다. 석전대제를 단순한 의례가 아닌 시민 교육의 장으로 재해석한 것은 향교가 유교 전통을 현대 사회에 맞게 재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봉행에서는 ‘공경·효제·인의’라는 유교 핵심 덕목을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 체험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향교는 이 행사를 기점으로 청소년 인성교육 및 시민 교양 강좌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예의 실천’을 일상생활 속 시민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유교 전통을 지역사회 교육 자원으로 전환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제례가 끝난 후에는 향교의 부속 공간인 양사재에서 ‘대구향교 장학금’ 수여식도 열린다. 장학금은 총 10명(대학생 6명, 고등학생 4명)에게 지급되며, 금액은 대학생 1인당 100만 원, 고등학생 1인당 50만 원이다. 이는 유교 정신의 핵심인 ‘교육과 덕성의 함양’을 실천에 옮기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제례에서 제관으로 참여하는 인사들의 면면도 지역사회와 유교 전통 간의 연결을 강조한다. 초헌관은 대구 중구청장이, 아헌관은 경북대학교 교학부총장이 맡으며, 종헌관은 대구광역시 향교재단 이사장이 봉임을 맡는다. 이 외에도 동서분헌관, 묘사, 집례, 대축, 알자, 찬인 등 주요 제사의 직책에는 지역 유림들이 참여함으로써, 석전대제가 지역공동체적 성격을 함께 띤다는 점이 부각된다.
행사는 오전 6시 30분부터 제수 진설과 의관 정제 등 준비 절차가 시작되며, 본 제례는 10시에 시작되어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근구청행사(謹具請行事)'라는 고전적 선언으로 시작되어 ‘고예필(告禮畢)’이라는 의례 종료 구호로 마무리되는 구성은 예법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올해 제례의 표어는 ‘법고창신(法故創新)’이다. 이는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옛 법도(法)를 근간으로 현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창조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대구향교는 석전대제를 통해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고, 도덕성과 공동체 윤리를 실천하는 문화적 장치를 제공하고자 한다. 도인석 전교는 “석전대제는 형식적 재현이 아니라 ‘인’과 ‘예’의 회복”이라며, 이번 봉행이 도덕적 토대를 재정립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5년 추계 석전대제를 계기로 대구향교는 단순한 문화유산 보호를 넘어서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교육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교 전통이 보존의 대상에서 실천의 자원으로 재전환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향후 대구향교가 인성교육, 장학사업, 시민 예절 교육 등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을 통해 유교 전통의 사회적 기능을 재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석전대제는 과거를 기리는 제례를 넘어서,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공자와 성현의 도를 잇다…대구향교, 2025년 추계 석전대제 봉행
서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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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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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전통 계승과 청소년 인성교육 연계…‘법고창신’으로 현대적 의미 재조명
서대원 기자 | aipen.dwse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