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김기동·오지은 교수 연구팀은 2003~2021년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유권자가 투표에 덜 참여한다는 ‘건강 격차 투표’ 현상이 특히 MZ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세대별 정치심리적 자원과 투표 습관 형성 정도의 차이가 이러한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건강 문제로 청년층이 제도 정치에서 장기적으로 배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건강 상태가 투표 참여를 좌우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국내외 연구에서 확인돼 왔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투표장까지 이동하거나 선거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커져 정치 참여가 줄어든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대별로 그 격차가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이론에 주목했다. 첫째, 세대효과다. 기성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거대 양당에 대한 정치적 일체감을 형성했지만, 젊은 세대는 특정 정당에 대한 애착이 약해 정치 정보를 얻으려는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다. 둘째, 연령효과다. 투표는 습관적 행태로 자리 잡을수록 지속되는데, 젊은 층은 아직 이러한 투표 습관이 확립되지 않아 건강 문제와 같은 장애 요인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실증 분석 결과, MZ세대 내에서는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쁘다’고 응답한 경우 투표 확률이 약 49.6%에 불과했으나, ‘매우 좋다’고 응답하면 62.9%로 13.2%p나 높아졌다. 반면 산업화 세대, IMF 세대 등 기성세대에서는 건강 상태에 따른 투표율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표본 오차 범위 내).
이러한 결과는 건강 문제가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현재 청년층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습관적 비투표자’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청년층 이해관계가 정책 결정에서 반영되지 못하고, 민주주의가 특정 계층 중심으로 기울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연구진은 청년층 투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대학 내 사전투표소 설치 의무화, 대기 시간이 짧은 투표소 실시간 안내 등 물리적 편의성 확대가 필요하다. 동시에 청년층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과 의료 복지 지원을 통해 건강 불평등 자체를 줄이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향후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청년층 맞춤형 투표 지원 방안을 제도화하지 않는다면, 건강 격차는 세대 간 정치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불평등 요인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했다.
논문: https://doi.org/10.30992/KPSR.2025.6.24.2.33
유튜브:
https://youtu.be/lHQ0PbnecyI
건강 불평등, 젊은 세대 투표 참여의 보이지 않는 장벽
엄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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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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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건강 격차가 민주주의 참여를 가르는 새로운 요인으로 부상하다

출처: 한국정당학회보
엄기홍 기자 | theaipen.official@gmail.com